[논점] 삼권분립 — 대법원장, 대통령, 국회의장은 대등한 위치인가?
8월 18일, 대법원장이 청와대를 방문하지 않고 서면으로 대법관 두 명을 제청했습니다.
문제가 됐습니다. 원래는 어땠냐면, 법원행정처장의 설명이 이렇습니다.
“대통령과 대법원장, 두 분이 만나서 합의한 이후에 서면으로 보냅니다.”
이번엔 만남과 합의는커녕 일정 조율조차 안 됐습니다.
대통령은 한 명의 임명을 거부했고, 청와대는 다시 제청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조희대 대법원장이 그 요구에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지금 대법관 두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은 반년 넘게 표류 중이고요.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재제청을 거부할 수 있는가
헌법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말합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을 동시에 인정한 겁니다.
그리고 둘이 충돌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안 적었습니다. 알아서 하라는 뜻이었겠죠.
그래서 지금까지는 협의를 했습니다. 이번엔 충돌했고요.
위아래 붙은 목록이 그거야!
대법원장이 삼권분립을 꺼냈습니다
논란이 커지던 9월 17일,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회의 개회사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렇게 말합니다.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협력도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삼권분립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의 독립을 위해 법에 적힌 걸 세어보면 이렇습니다.
대통령은 대법원장을 임명합니다. 다만 한 번 임명하면 6년간 손댈 수 없습니다.
국회는 동의권이 있고, 탄핵할 수 있고, 예산을 정합니다.
대법원은 법률을 위헌법률심판에 올릴 수 있습니다. 명령과 규칙이 헌법에 위반되는지도 최종적으로 판단하고요.
여기까지는 깔끔합니다. 문제는 큰 원칙 사이에 세부사항이 텅 비어 있다는 겁니다. 제청 전에 만날지, 거부당하면 어떻게 할지. 헌법은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빈 곳에서 충돌이 났습니다. 대법원장은 다시 헌법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고요.
여당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삼권분립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대등하다는 의미일까요.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재제청을 거부할 수 있는 걸까요.

의전서열이라는 게 있습니다
1위 대통령, 2위 국회의장, 3위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그럼 대법원장이 3등이냐. 그건 아닙니다. 의전은 예우의 순서지 권한의 순서가 아니거든요.
다만 왜 그 순서냐를 보면 좀 재밌어집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았습니다. 국회의장은 국민이 뽑은 의원 중에서 뽑혔고요. 간접이긴 해도 선거를 거쳤습니다.
대법원장은요. 대통령이 임명하고 국회가 동의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임명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입니다. 2023년이었고, 임기는 6년입니다.
그런데 이건 결함이 아닙니다
헌법재판소가 1998년에 이렇게 밝혔습니다.
“사법부는 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구성하기에 적절치 아니하므로, 대법원장과 대법관 모두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사법부가 한 급 아래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애초에 선거로 뽑으면 안 되는 자리라는 겁니다. 여론에 휘둘리면 재판이 아니니까요.
즉 사법부의 민주적 정당성이 약한 건 설계입니다.
어디 가서 썰 풀기 좋은 글[Perspective] “사법 독립은 전면적 독립이 아니라 제한된 독립이다”"우리는 적을 만났다. 그리고 그건 우리다" 2003년, 타이완 사법원이 미국에서 한 사람을 초청했습니다. 로저 K. 워런(Roger K. Warren). 당시 미국 주법원센터 회장이었습니다. 주법원센터는 1971년 연방대법원장 워런 버거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more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그 자리가, 한국에서 가장 큰 인사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팩트카드)
전국 판사 3,000여 명의 인사권.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 지명권. 중앙선거관리위원 9명 중 3명 지명권. 그리고 대법관 제청권.
한 헌법학자는 이걸 “제왕적 인사권한”이라고 불렀습니다.

대통령도 이 정도는 아닙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는 많지만 대부분 청문회를 거치고, 국무위원은 국무총리 제청을 받아야 하고, 임기는 5년이고, 매일 기자들이 따라다닙니다.
국회의장은 고위직 124명의 인사권을 가집니다. 그런데 핵심인 사무총장은 혼자 못 정합니다.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하고 본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거든요.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장을 혼자 정합니다.
그리고 돈 쪽은 더합니다
지난주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2억 6천만 원 내역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취임 2년 9개월 만이고, 자발적 공개가 아니라 언론이 입수한 겁니다.
업무추진비는 영수증이 남는 돈입니다. 기관이 법인카드로 집행하니까요. 그래서 식당 이름과 참석 인원까지 확인할 수 있었고, 그 기재가 실제와 맞지 않는다는 게 쟁점이 됐습니다.
국회는 2019년부터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매월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부서장 단위까지요. 당시 보도로는 헌법기관 중 유일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작년부터 일자별 집행 내역을 올리고 있습니다. 역대 정부가 유형별 금액과 사례만 공개해온 것과 달랐고요.
그런데 영수증 없이 쓰는 돈이 따로 있습니다
특수활동비입니다. 개인에게 현금으로 지급될 수 있고, 용처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법원 특활비는 2015년 양승태 대법원장 때 처음 편성됐습니다. 참여연대 분석에 따르면 그가 2년 9개월간 184회에 걸쳐 2억 2,360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월평균 690만 원입니다.
국회는 2018년에 이걸 외교·안보·통상 목적의 최소한만 남기고 폐지했습니다. 시민단체가 3년간 소송을 걸었고, 대법원이 공개하라고 확정판결을 낸 뒤였고요.
대통령실은 작년에 특활비까지 건별로 공개했습니다. 2025년 6월부터 8월까지 309건, 4억 6,422만 원. 집행 일자와 명목, 금액을 하나씩 다 올렸습니다. 다만 명목 중 일부는 가려져 있고 누구에게 갔는지는 없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특수활동비 내역은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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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렇게 됩니다. 민주적 정당성은 가장 약한데, 인사권은 가장 크고, 경비 공개는 가장 적습니다.
그게 설계였다면, 그 설계는 어디까지 간 걸까요.
여쭙습니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할 수 있습니까?
거부할 수 있다면, 대통령의 임명권은 무엇입니까? 대법원장이 내는 대로 도장만 찍는 것이 헌법이 바라는 바일까요?
거부할 수 없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낼 때까지 다시 내야 한다면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은 이런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는 걸까요?
기다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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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종류의 의견이 있는데, 뭘로 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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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의견
편하게 써. 대신 이것만 확인해줘.
위의 글을 읽어 보고 쓰는 거야. 읽어봤지?
누군가를 말로 패주고 싶다면 잘못 왔어. 욕과 조롱은 금지. OK?
아, 그리고 유머감각을 잊지마!
아직 아무도 안 썼어. 첫 번째가 되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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