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뉴스] 내년에 이런 뉴스 나와도 돼?

지금 우리가 충분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내년 어느 날 9시 뉴스에서 이런 기사를 만나게 될 지 모릅니다. 수사, 보완수사, 2차 보완수사로 ‘일 지옥’에 몰린 경찰에게 모든 일을 똑바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어디까지 문책할 수 있을까요? 또 고급한 수사를 경험한 적 없는 경찰들이 금융범죄나 전문범죄를 어떻게 다룰 수 있습니까? 이 가설은 깨지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지나친 가설이라는 반론을 환영합니다.
스토킹 신고 8번…경찰·공소청 세 차례 오간 사이 피해자 피살
스토킹 피해를 여덟 차례 신고한 30대 여성이 어젯밤 전 연인이 휘두른 흉기에 숨졌습니다. 피해자는 지난해 말부터 협박과 주거침입, 직장 앞 대기 등을 반복적으로 신고했고 경찰은 피의자를 조사한 뒤 사건을 공소청에 넘겼습니다. 그러나 검사는 휴대전화 포렌식과 추가 CCTV 확보, 위치정보 분석이 필요하다며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사건은 다시 경찰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담당 경찰관은 스토킹과 가정폭력, 일반 형사사건 등 47건을 동시에 맡고 있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는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를 한 달 안에 처리하지 못하면 장기미제 사건으로 분류돼 부서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사건마다 필요한 수사를 모두 하기보다 우선 기한을 맞춰 회신하는 관행도 생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한 달 뒤 일부 CCTV와 통신자료를 추가해 사건을 다시 넘겼지만 공소청은 피의자의 위치정보와 휴대전화 분석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두 번째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이 정기 인사로 다른 경찰서로 이동하면서 사건은 새 수사관에게 재배당됐습니다. 새 담당자는 기존 기록을 검토하는 데만 열흘 넘게 걸렸습니다.
피해자는 그 사이에도 “전 남자친구가 집 근처에 나타났다”, “직장까지 따라왔다”며 세 차례 추가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사건의 보완수사와 신규 신고가 별도로 처리되면서 피의자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이나 신병 확보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는 “전 남자친구가 집 근처에 있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범행이 발생한 뒤였습니다.
유족들은 “경찰도 위험성을 알았고 공소청도 수사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는데 결국 아무도 끝까지 책임지지 않았다”고 반발했습니다. 경찰은 “인력 부족과 사건 재배당으로 일부 수사가 지연됐다”고 밝혔고 공소청은 “기소 여부를 판단하려면 필요한 보완수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회에서는 수사와 보완수사를 사실상 모두 경찰이 담당하는 현재 구조가 긴급사건까지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800억 횡령 놓친 경찰…담당 수사관은 회계수사 처음, 뒤에는 전직 수사과장
800억 원대 횡령과 분식회계 의혹을 받던 대기업 회장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받은 뒤 1년 만에 금융당국 조사에서 비자금 장부와 차명계좌가 발견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초 사건을 맡았던 경찰 수사관이 기업 회계범죄를 한 번도 수사한 경험이 없었고, 피의자 측 로펌에는 해당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과장을 지낸 전직 간부가 고문으로 참여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회사가 관계회사를 이용해 매출을 부풀리고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고발장을 접수한 뒤 10개월 동안 수사했습니다. 그러나 핵심 경영진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일부 혐의를 불송치하고 나머지만 공소청에 넘겼습니다. 공소청은 가공매출과 특수관계사 거래, 해외법인 송금, 차명계좌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며 세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검사는 직접 회사 서버를 압수수색하거나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수 없었고 사건은 매번 경찰로 돌아갔습니다. 경찰은 세 번째 보완수사에서도 “추가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회사 서버 압수수색과 대규모 계좌추적을 하지 않았습니다.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당시 담당 수사관은 “기업 회계사건을 처음 맡았고 복식부기와 연결재무제표를 따로 공부하면서 수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수사팀에는 공인회계사나 회계 전문 수사관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사건은 1년 뒤 금융당국의 별도 회계감리에서 뒤집혔습니다. 경찰이 확보하지 못했던 이중장부와 해외법인 송금 내역, 차명계좌가 발견됐고 수백억 원의 자금 흐름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 측 로펌 고문으로 활동한 전직 경찰 수사과장이 수사 기간 현직 경찰 간부들과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는 퇴직 62일 만에 해당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사적 접촉 신고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외압 여부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공소청은 “수사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지적했지만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수사권 집중과 전관예우를 줄이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지만, 이번에는 수사권이 집중된 경찰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관시장과 전문수사 공백이 생긴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상 일어나선 안 될 뉴스들이었습니다.
댓글 2
-
이 나라 최고 엘리트들이 지휘하던 금융 수사 같은 걸 경찰이 할 수 있을런지
-
금융수사가 정말 걱정입니다.
-
-
안 당해 본 사람들은 몰라요. 저희 사건은 3년 넘어가도록 아직도 수사 중입니다. 그동안 담당 경찰 두 번 바뀌었습니다. 변호사 숱하게 만나봤는데 벌써 경찰 전관들 장난 아닙니다. 사기 사건인데 검찰이랑 경찰이랑 핑퐁하느라 나쁜 놈들 돈 빼돌릴 시간만 충분히 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