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경찰의 입장
① 경찰 지휘부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026년 7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현재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도 대부분의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으며, 검사가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도 직접 보완수사보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직무대행은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에도 검사가 필요한 수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경찰이 이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보완수사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징계나 직무배제를 요구하는 통제장치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②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다
경찰 내부의 직장협의회들을 대표하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2026년 7월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다.
직협은 이번 개정을 특정 기관의 권한을 늘리거나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책임 있는 형사사법체계를 만드는 제도 변화로 평가했다. 경찰이 독립적인 수사 주체가 된 만큼 현장 경찰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여 공정한 수사체계를 만들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③ 그러나 현직 경찰관 조사에서는 직접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25년 9~10월 현직 경찰관 105명을 조사한 결과,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 35.2%는 직접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한다, 30.5%는 직접 보완수사는 하지 않더라도 보완수사요구권은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수사경력이 짧은 경찰관일수록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수사경력 3년 미만에서는 88.9%, 3~5년 미만에서는 79.3%, 5~10년 미만에서는 60.0%가 직접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조사 대상이 경찰관 105명인 만큼 이를 전체 경찰의 의견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같은 조사에서 경찰관의 97.1%는 현재 검경 협력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개선이 필요한 이유로는 상호 협력·소통 환경 부족과 함께 보완수사·재수사 과정에서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오가는 이른바 ‘핑퐁’ 문제가 지적됐다.
④ 늘고 있는 경찰 수사 부담과 널 뛰는 수사기간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담당하는 사건과 업무가 늘면서 수사 지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경찰의 입건 사건 평균 1차 처리기간은 2020년 59.7일에서 2024년 63.9일로 늘었다.
특히 검찰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돌려보낸 사건의 지연이 컸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경찰이 처리하는 평균 기간은 2023년 107.5일에 달했다. 이후 처리기한 관리와 인력 보강 등으로 2026년 6월에는 56.6일까지 줄었고, 3개월 이내 처리 비율도 58%에서 83.9%로 높아져 지연 정도는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경찰 수사관의 업무량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 경찰서 수사관 1명이 연간 접수하는 사건은 2020년 평균 108.4건에서 2025년 133.8건으로 23.4% 증가했다.
2026년 10월부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 현재 검찰이 직접 처리하던 일부 보완수사도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이 맡아야 한다. 법무부가 전국 12개 검찰청을 조사한 결과 2026년 3~4월 경찰 송치사건 5만5,174건 중 2만5,152건(45.6%)에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했다. 따라서 이미 사건 처리 부담을 안고 있는 경찰에 추가 업무가 집중되면서 사건 처리기간이나 미제사건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어느 정도의 추가 부담과 지연이 발생할지는 제도 시행 이후 확인해야 한다.
⑤ 보완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경찰은 수사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경찰청은 2026년 10월 형사소송법 개정 시행 이후 경찰의 수사업무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수사부서에 약 880명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약 880명의 경찰관을 새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업무를 담당하던 기존 경찰 인력을 수사부서로 재배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경찰 전체 인력이 880명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경찰청이 법 시행 전에 수사인력을 별도로 보강하기로 한 것은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이 담당해야 할 사건과 업무가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이다. 다만 기존에도 수사관 1인당 사건량과 사건 적체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기존 인력의 재배치만으로 추가 업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는 제도 시행 이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