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보완수사 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왔나
①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를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2020년 2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크게 바뀌었다. 모든 경찰 수사를 검사가 지휘하도록 한 규정이 삭제되고, 검찰과 경찰은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변경됐다. 경찰에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는 1차 수사종결권도 부여됐다.
다만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더라도 관계 서류와 증거물은 검찰에 보내도록 했고, 검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수사가 부족한 경우에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었다.
초기 제도는 경찰이 1차 수사를 책임지고, 부족한 부분도 원칙적으로 경찰이 다시 보완하는 방향에 가까웠다.
② 2022년에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범위가 제한됐다
2022년 9월 10일부터 이른바 ‘검수완박’ 법이 시행되면서 검사가 경찰에서 넘겨받은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가 더 좁아졌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경찰에서 송치받은 사건을 직접 수사할 경우 당초 송치된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다른 사건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를 이용해 관련 없는 사건의 자백이나 진술을 강요하는 행위 등 별건수사에 대한 제한도 명문화했다. 다만 이때도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자체가 폐지된 것은 아니었다.
②-1 같은 날, 시행령으로 상당 부분이 되돌아왔다
2022년 4월 국회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개(부패·경제)로 줄이는 검찰청법 개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법무부는 시행 한 달 전인 8월 11일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이 시행령은 개정 검찰청법과 같은 날인 9월 10일 시행됐다.
개정 시행령은 법 조문의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공직자범죄였던 직권남용죄·허위공문서작성죄와 선거범죄였던 매수 및 이해유도죄 등을 부패범죄로 재분류했다.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는 경제범죄로, 무고·위증 등 사법질서 저해 범죄는 중요범죄로 추가했다. 2020년 규정에 있던 ‘직접 관련성’ 조항은 삭제됐다.
법무부와 법제처는 법이 중요 범죄 범위를 하위 법령에 포괄 위임한 것이며 부패·경제범죄는 예시 규정이라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법이 위임한 한계를 넘어 국회가 개정한 법률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③ 2023년에는 수사 지연과 부실 문제를 이유로 검찰과 경찰이 보완수사를 나눠 맡는 방향으로 다시 조정됐다
2021년 새 수사체계가 시행된 뒤 고소·고발 사건의 접수와 처리 지연, 부실수사,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사건이 반복적으로 오가는 문제 등이 제기됐다.
정부는 2023년 수사준칙을 개정하면서 고소·고발 사건과 보완·재수사 사건의 처리기간을 관리하고, 보완수사를 어느 기관이 맡을지도 사건의 성격에 따라 나누도록 제도를 수정했다.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받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도록 하는 기준도 마련했다.
이전에는 수사가 부족한 사건을 경찰에 다시 보내 보완하게 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2023년 개정 이후에는 사건을 검토한 검사가 직접 보완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에는 검찰이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역할을 조정한 것이다.
따라서 2023년 개편은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나타난 사건 처리 지연과 부실수사 문제를 줄이기 위해 경찰 중심 보완수사 구조를 일부 수정한 조치라는 의미가 있다.
개정 수사준칙 제59조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경우를 명시했다. 첫 번째 조건은 “사건을 수리한 날부터 1개월이 경과한 경우”다.
④ 2026년에는 다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2026년 형사사법체계 개편에서는 수사와 기소를 더욱 명확하게 분리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2026년 8월 4일 공포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수사권뿐 아니라 경찰 등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도 삭제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수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담당하고, 공소청 검사는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추가 수사를 하는 대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재수사요구권·시정조치요구권을 보강하고, 피해자의 불송치 이의제기 절차 등도 강화했다.
⑤ 보완수사 제도는 5년 사이 ‘경찰 중심 → 검찰 직접 보완 확대 → 다시 직접 보완 폐지’의 변화를 겪었다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보완수사 제도의 방향은 한 번에 정착된 것이 아니다.
2021년에는 경찰이 1차 수사를 책임지고 부족한 수사도 주로 경찰에 다시 요구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2022년에는 검사가 직접 보완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했다.
그러나 수사 지연과 부실수사 문제가 제기되면서 2023년에는 사건의 성격에 따라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시 조정했다.
그리고 2026년에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위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다시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따라서 2026년 보완수사권 폐지는 처음 시행해보는 완전히 새로운 제도라기보다, 2021년 이후 경찰 중심 수사체계를 운영하면서 한 차례 보완했던 제도를 다시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맞춰 재편하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⑥ 사건 처리 기간을 두고 검경 통계가 엇갈린다
대검찰청 기준 전체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142.1일에서 2021년 168.3일, 2022년 185.8일, 2023년 214.1일, 2024년 312.7일로 늘었다. 경찰청 기준 송치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55.6일에서 2022년 67.7일까지 올랐다가 2023년 63.0일, 2024년 56.2일로 줄었다.
차이는 산정 방식에서 비롯된다. 대검 통계에는 검찰 직접수사 기간이 포함되며, 경찰은 보완수사 기간을 합산하는 시스템이 없어 분리 관리한다. 감사원은 경찰이 실질적 총 수사 기간을 관리하지 않아 전체 현황 파악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6개월 이상 장기사건 보유 비율은 2022년 말 11.4%에서 2023년 말 7.6%로 줄었고, 보완수사요구 3개월 내 처리 비율은 2023년 58%에서 2026년 6월 83.9%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