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 장관들의 의원직 사임 관행: 20년간 지켜 온 미덕인가, 폐기해도 되는 구습인가?
비례대표가 장관이 되면 과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가 — 다들 그렇다고 말하면서도 26년간 아무도 법으로 안 만들었습니다. 왜일까요?
먼저 이 관행의 이력을 봅시다.
2000년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임명되자마자 비례 의원직을 내려놨습니다. 명분은 “장관 일에 집중하겠다”였습니다. 이후에 관행이 됐습니다. 2009년 이달곤도, 2015년 강은희도 그랬고요. 2022년 이영 등도 뒤를 따랐습니다. 당시 이영 장관의 의원직 사임에 대해 데일리안은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한 채로 입각할 수 있지만,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입각하려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
2015년 강은희 사례는 더 재밌습니다. 처음엔 안 내려놓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내려놨습니다. 그러니까 26년간 한 번도 안 깨진 게 아니라, 깨려다 꺾인 적이 있어서 더 단단해진 겁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여야가 뒤집혀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생긴 관행이 하나 더 있습니다.
2000년 9월 김한길이 내려놓고 1년 2개월 뒤인 2001년 11월 8일, 김대중 대통령이 여당 총재직을 내려놨습니다. 총재 자리 자체를 없앴어요. 이어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정분리를 선언했고요. 놀랍게도 그전까지는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했습니다.
이것도 법이 시킨 게 아닙니다.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면 안 된다는 법은 지금도 없습니다. 순전히 관행이에요.
그전엔 어땠냐면, 대통령이 총재를 겸하며 당의 인사·재정·공천을 직접 챙겼습니다. 공천 시즌엔 대통령이 시시각각 물어보는 바람에 집무실에 대형 상황판을 만들었다는 회고도 있고요.
노 대통령은 이걸 제왕적 대통령제의 뿌리로 봤습니다. 그래서 내려놨습니다.
26년이 지났습니다.
두 관행 다 법이 된 적 없습니다. 둘 다 여야 없이 지켜졌고요.
그런데 지금 한쪽은 “구습 아니냐”는 말을 듣고 있고, 다른 쪽은 아무도 안 건드립니다.
상상해보시죠. 내일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게 들릴까요.
“법에 금지된 바 없습니다. 여당 총재를 겸하겠습니다. 그래야 국정과 당이 한 몸으로 움직입니다.”
논리는 똑같습니다. 법에 없다. 그런데 들리는 느낌은 전혀 다르죠.
26년간 둘 다 법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안 만들었습니다.
9월 13일, 용 후보자가 장관 후보직을 내려놨습니다. 민주당이 요청했고, 이유는 “국민적 공감대 부족”이었습니다. 위법도 부당함도 아니었어요.
국회법 29조는 그대로입니다. 김재섭 의원의 개정안도 아직 법이 아니고요.
26년째, 법 없이 여론이 결론을 냈습니다. 2015년 강은희 때와 똑같이요.
관행이 이긴 걸까요, 아니면 여전히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걸까요.
지난 26년간 스스로 만들어 온 관행들, 한국 정치사의 진보가 만든 미덕일까요, 아니면 폐기해도 되는 구습일까요?
아니면 대통령의 여당 총재 겸직 금지는 지켜야 할 미덕이지만, 비례대표의 사임은 지킬 가치가 없는 걸까요?
여쭙습니다.
관행에 좋은 관행과 나쁜 관행이 따로 있다면, 그 기준은 뭘까요.
그리고 하나 더. 26년간 두 관행 다 법이 안 됐습니다. 논란이 반복된다면,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
기다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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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종류의 의견이 있는데, 뭘로 쓸래?
고급진 의견
의견은 짧게. 근거는 제대로.
저렴한 의견
편하게 써. 대신 이것만 확인해줘.
위의 글을 읽어 보고 쓰는 거야. 읽어봤지?
누군가를 말로 패주고 싶다면 잘못 왔어. 욕과 조롱은 금지. OK?
아, 그리고 유머감각을 잊지마!
아직 아무도 안 썼어. 첫 번째가 되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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