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락되는가
9월 29일, 한 누리꾼이 배우 유해진에게 이렇게 썼습니다.
“그냥 북한 가서 살아. 자유대한민국에서 꼴값 떨지 말고”
여기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답글을 달았습니다. 두 글자였습니다.
“북한상”
9월 30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에서 그가 이 댓글을 해명했습니다. 북한을 편들었다는 의미로 북한상이라고 한 것이라고요.
같은 방송에서 그는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육영수 여사님 죽음을 패륜적으로 조리돌림하는 건 괜찮고, 제가 유해진 얼굴 이야기하는 건 문제인가.”
영화를 봤냐는 물음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토할 것 같아서 안 봤다고요.
그리고 이어서 물었습니다.
“저는 표현의 자유 없나.”
이틀 뒤, 그는 영화제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10월 2일, 주 의원이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항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개막작 선정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서한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실제 희생자와 유족이 존재하는 사건인 만큼 역사적 사실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 작품을 국제영화제의 첫 작품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10월 6일에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9명 전원 명의로 같은 영화제에 서한이 발송됐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주도했습니다. 요구는 같았습니다. 개막작 선정을 즉각 재고해 달라는 것이요.
나흘 사이에 한 사람이 109명이 됐습니다.
주 의원이 페이스북에 쓴 문구는 이렇습니다.
“패륜영화 암살자(들)의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상영을 막겠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둬야 합니다. 서한을 보내는 것도 표현의 자유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표현의 자유는 내가 말할 자유입니다. 남이 보여주는 것을 멈추라는 요구는 다른 것입니다.
위아래 붙은 목록이 그거야!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이 편견을 가려주는가”
표현의 자유는 주로 어떤 발언을 옹호할 때 쓰입니다. 그리고 ‘선택적으로’ 쓰입니다. 이걸 실험으로 확인한 연구가 있습니다.
마크 화이트(Mark H. White)와 크리스천 크랜들(Christian S. Crandall)이 2017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발표한 「인종차별적 표현의 자유: 자아 위협과 표현 위협」입니다.
논문은 첫 줄에서 이걸 묻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이 편견을 가려주는가.
실험은 여덟 개, 참가자는 1,624명이었습니다. 설계가 간단합니다. 같은 수위의 거친 발언을 두고 대상만 바꿨습니다. 한쪽은 흑인을 겨냥한 발언, 다른 쪽은 직장 동료나 경찰을 겨냥한 발언이었습니다.
인종적 편견이 높은 참가자는 흑인을 향한 발언을 표현의 자유로 옹호했습니다.
같은 수위의 발언이 직장 동료나 경찰을 향했을 때는, 편견이 높은 쪽과 낮은 쪽의 차이가 사라졌습니다.
편견이 낮은 참가자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인종이 걸린 상황에서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덜 꺼냈습니다.
양쪽 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을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을 꺼내는 자리는 달랐습니다.
표현할 권리가 있으면 비판받지 않을 권리도 생깁니까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수정헌법 제1조로 보장하는 절대적인 권리입니다.

그러나 표현할 권리는 비판받지 않을 권리가 아닙니다.
2012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문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거짓말을 처벌하는 법을 위헌이라고 본 판결이었습니다.
“수정헌법 제1조 자체가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표현에 대응할 권리를 보장한다.”
좋아하지 않는 표현에 대해선 그 표현에 맞설 권리도 같이 보호한다는 겁니다.
주 의원은 북한상이라고 쓸 자유가 있습니다. 그 댓글이 저열했다고 말할 자유도 다른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같은 조항이 둘 다 보호합니다.
표현할 권리를 주장하는 데서 비판받지 않을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여쭙습니다
영화를 안 보고 싫어할 자유는 있습니다. 그런데 안 보고 그 영화가 무엇을 주장했다고 단정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입니까.
그 단정을 한 당의 국회의원 전원 이름으로 영화제에 보내 상영을 멈추라고 요구하는 것도 같은 자유입니까.
나의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면, 남의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영화를 만든 쪽의 표현의 자유는 어떻게 보호됩니까.
기다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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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종류의 의견이 있는데, 뭘로 쓸래?
고급진 의견
의견은 짧게. 근거는 제대로.
저렴한 의견
편하게 써. 대신 이것만 확인해줘.
위의 글을 읽어 보고 쓰는 거야. 읽어봤지?
누군가를 말로 패주고 싶다면 잘못 왔어. 욕과 조롱은 금지. OK?
아, 그리고 유머감각을 잊지마!
아직 아무도 안 썼어. 첫 번째가 되어줄래?
불러오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