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 보지 않은 영화를 비판하는 것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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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할 것 같아서 (영화는) 안 봤다”

주진우 의원이 10월 1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10월 2일,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보낸 항의 서한을 SNS로 공개했습니다. 문구가 이랬습니다.

“대한민국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아내를 암살한 범죄자처럼 묘사한 영화”

“창작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없는 패륜적 역사 왜곡”

안 보고도 비판할 수 있습니다.

제작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가능합니다. 작품 바깥의 문제니까요.

그런데 영화가 무엇을 말했는지가 쟁점이면 얘기가 다릅니다.

“이 영화는 박정희를 아내를 암살한 범죄자처럼 묘사했다.”

이건 작품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진술입니다. 확인하려면 작품을 봐야 합니다.

허진호 감독은 9월 30일 그런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온 역사학자 이덕일은 윗선에 뭔가 있다고 암시할 뿐 박정희라는 얘기는 일언반구도 안 나온다고 했습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은 9월 30일 CBS 라디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정희 배후설은 우리가 해석하는 거죠. 영화에서는 저도 그렇게 보기도 합니다마는 영화에서는 박정희가 직접적으로 배후라는 언급도 없고 묘사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반면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10월 1일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습니다.
“영화의 설정이 관객으로 하여금 박정희 대통령이 사건의 배후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어디 가서 썰 풀기 좋은 글일본에서 영화 「야스쿠니」논란은 어떻게 끝났나2008년, 일본에서도 영화 한 편이 좌우 진영을 가르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야스쿠니(靖国)」란 123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로 중국 출신으로 일본에서 오래 활동한 리 잉(李纓) 감독이 10년에 걸쳐 만든 작품입니다. 영화 자체는 야스쿠니에 대한 찬양도 비판도 없는 ...more

본 사람들의 의견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평점은 이렇습니다. 10월 6일 기준 네이버 영화 평점입니다. 실관람객 2,954명이 8.7점, 관람 여부와 무관한 네티즌 8만 3천 명이 3.2점을 줬습니다.

그리고 네이버가 10월 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자동화 도구로 서비스를 비정상적으로 이용하는 기계적 어뷰징 정황을 확인했다는 이유였습니다.

1988년,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입니다.

예수의 방탕을 그린 영화가 아닙니다. 끝내 유혹을 거부하는 예수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맨 앞에는 자막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복음서에 기초한 것이 아니며 영원한 영적 갈등에 대한 허구적 탐구에 기초한다고요.

이 영화에 대한 반대는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1983년 12월, 종교단체의 항의로 파라마운트가 기획을 취소했습니다. 이후 1988년에 유니버설이 개봉했습니다. 8월 12일, 미국과 캐나다 123개 극장이었습니다.

9월 28일 프랑스에서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10월 22일 밤, 개봉 25일째였습니다. 파리 생미셸 극장 지하 상영관 좌석 밑에서 소이탄이 터졌습니다. 관객 여러 명이 다쳤고 그중 네 명이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극장은 복구에 3년이 걸렸습니다.

25일이면 영화의 내용이 알려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내용이 중요하지 않았던 겁니다.

스코세이지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허수아비 논증(straw man fallacy)’

‘나는 그렇게 해석했다’를 ‘네가 그렇게 주장했다’로 바꾸는 것. 논리학에서는 허수아비 논증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오해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뀐 주장을 상대의 입장인 것처럼 취급하면서 반박하거나 비난한다는 거죠.

박정희 배후설의 암시가 사실인지 밝히려면 영화를 봐야 합니다. 영화가 증거인데, 증거란을 비워두고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감독은 부인하고 있고, 본 사람들의 의견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박정희 배후설은 영화가 주장한 것입니까, 누군가 그렇게 해석한 것입니까.

여쭙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고 비판한다면, 비판의 증거는 어디에서 찾아야 합니까.

일부의 해석을  영화가 실제로 주장한 내용이라고 확정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영화를 본 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할 때, 역사 왜곡 비판이 타당성을 얻기 위해 갖춰야 할 최소한 요건은 무엇입니까.

기다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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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진 의견

의견은 짧게. 근거는 제대로.

저렴한 의견

편하게 써. 대신 이것만 확인해줘.

위의 글을 읽어 보고 쓰는 거야. 읽어봤지?

누군가를 말로 패주고 싶다면 잘못 왔어. 욕과 조롱은 금지. OK?

아, 그리고 유머감각을 잊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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