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 같은 회사 안의 100배 격차, 성과주의라고 부를 수 있나?
노사합의는 5월에 끝났습니다. 그런데 뉴스가 안 끝났어요.
9월 17일 기사 제목이 이겁니다. “성과급 갈등이 ‘노노전쟁’으로… 폭로·고발·탄원전.”
노조 위원장이 장인 업체와 3억 7천만 원짜리 집회 물품 계약을 맺은 게 드러났습니다. 위원장은 이 사건을 감사하겠다던 부위원장을 광주로 발령냈고요. 그 부위원장은 조합비 카드 결제 마일리지를 위원장이 챙겼다고 폭로했습니다.
지금 불신임 투표 중입니다. 같은 투표에 안건이 하나 더 있는데, 조합원 자격을 DS 부문으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입니다.
4월에 7만 6천 명으로 과반노조가 된 조직이, 다섯 달 만에 반으로 갈라지는 중입니다.
한 회사 안에서 성과급이 100배 차이 납니다
DS는 영업이익의 10.5%를 상한 없이. DX는 1인당 600만 원 상당 자사주.
연봉 1억 기준으로 6억 대 600만 원입니다.
여기서 아무 일도 안 생길 거라고 봤다면, 그게 순진한 겁니다.
그런데 성과주의가 나쁜 겁니까
성과주의는 자본주의의 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일론 머스크 한 사람이 1조 달러짜리 보상 패키지를 승인받는 세상입니다. 그에 비하면 3만 5천 명이 몇 억씩 나누는 게 유별난 일도 아니죠.
많이 번 쪽이 많이 받는 것. 그 자체론 이상할 게 없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어요. 성과를 어떻게 재느냐.
회사 논리는 깔끔합니다.
2분기 DS 영업이익 89조 2천억. 전사의 99.7%입니다. DX는 8천억 적자였고요.
삼성 내부 입장이 이렇습니다. “DX가 연간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비상경영 상황인데, 실적과 무관하게 조 단위를 지급하면 성과주의 원칙이 붕괴한다.”
노태문 DX부문장의 표현으론 “한 지붕 두 회사”.
99.7% 대 적자면 격차는 당연해 보입니다.
DX가 억울할 만도 합니다
2023년 DS 부문은 약 15조 원 손실을 냈습니다. 그해 반도체 성과급은 0%였고요.
그때 회사를 떠받친 게 DX였습니다.
닛케이와 인터뷰한 고동진 전 스마트폰 부문장의 회고는 이렇습니다. “다른 사업에서 번 돈을 전부 반도체에 쏟아부은 시기도 있었다. 부문 간에 인력도 융통했다. 원팀 의식이 뿌리내려 있었다.”
DX 노조 간부의 말은 이렇고요. “실적이 요동치는 반도체를 캐시카우로 떠받쳐온 건 우리다.”
이들의 기여는 어디에 기록됐을까요? (→ 팩트카드: 삼성전자 DX·DS 부문 실적 추이)
그리고 지금 적자의 원인도 좀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DX가 왜 적자를 냈냐면, 부품값이 올라서입니다. 그중 제일 큰 게 메모리였고요.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다만 DS가 잘 벌수록 DX는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는 건 분명합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요.
그리고 이 성과주의, KPI 원칙에 맞나요?
지금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기준은 영업이익입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성과주의는 KPI가 기반입니다. 삼성에도 개인 KPI가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KPI가 정하는 건 나눠 받을 비율이고, 얼마를 나눌지는 영업이익이 정합니다.
그리고 KPI의 기본 원칙 중에 통제가능성(controllability)이라는 게 있습니다. 평가 대상이 자기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 것만 평가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동기부여가 되니까요.
지금의 AI 수요 폭발을 DS 직원이 노력해서 만들었습니까. 아닙니다.
바로 여기에 역설이 있습니다.
노조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자고 한 이유는 투명성이었습니다. 기존 EVA 방식은 회사가 계산식을 쥐고 있어서 얼마가 나올지 검증이 안 됐거든요. 영업이익은 분기마다 공시되니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요.
하지만 그 영업이익에 개개인이 어떻게 기여했는지는 불투명합니다. 조직 전체가 얻은 성과의 10%를 무조건 배분하는 것도 KPI 원칙과는 거리가 있고요.
AI 수요가 터졌고, 그 자리에 있었기에 얻은 타이밍 효과는 무시해도 될까요? 경제학엔 이런 걸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횡재이익(windfall profit). 노력과 무관하게 외부 환경 변화로 생긴 이익.
반론도 셉니다. 시장은 원래 운이 작용합니다. 운이 섞였다고 성과주의를 버리면 남는 기준이 뭐겠으며 운으로 번 돈은 다 회사가 독차지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여쭙습니다.
이것이 성과주의 배분이 맞습니까?
맞다면, 성과주의가 재는 건 성과입니까, 아니면 타이밍입니까?
기다리고 있었어!
로그인 하고 와. 계정 없으면 가입 지금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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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종류의 의견이 있는데, 뭘로 쓸래?
고급진 의견
의견은 짧게. 근거는 제대로.
저렴한 의견
편하게 써. 대신 이것만 확인해줘.
위의 글을 읽어 보고 쓰는 거야. 읽어봤지?
누군가를 말로 패주고 싶다면 잘못 왔어. 욕과 조롱은 금지. OK?
아, 그리고 유머감각을 잊지마!
아직 아무도 안 썼어. 첫 번째가 되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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